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review

끔찍했던 입시 때가 떠오르는 일타스캔들 1화 리뷰

by 투자처모음 2023. 2. 17.

일타스캔들 포스터
신문 1면에 실린 일타강사와 잡지 표지 모델인 국가대표 반찬가게 사장

입시전쟁 속 로맨틱 코미디

   누구나 입시전쟁을 치러봤을 것이다. 그러니 필자가 끔찍하다 표현한 이유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사실 이 드라마 초반부를 보자마자 PTSD가 왔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필자 주변 사람들 중엔 공부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공부를 포기했거나...... 그럼에도 필자가 이 작품 리뷰를 하려는 이유는 입시전쟁을 소재로 담았고, 그 소재 안에는 우리나라 교육의 실체 또한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도연 배우님의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시청했다. 그래서 꼭 리뷰로 남기고 싶어졌다. 필자의 과거 회상을 더불어서 말이다...

 

학원에서 나오는 아들을 픽업하는 부모학원에서 우르르 나오는 수많은 입시생들
입시학원 주변의 풍경
자식을 위해 학원을 등록하는 부모님들다른 부모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남행선
사교육에 목숨 건 엄마들

일타스캔들 1화 스토리 라인 및 필자의 PTSD

   늦은 밤, 수많은 학생들이 학원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입시를 위해 늦게까지 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집으로 가는 학생들이다. 대다수의 부모님들은 그런 자식들을 픽업해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차를 몰고 대기하고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때도 풍경은 같았다. 강산이 변할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같은 모습이란 것에 큰 충격을 받는다. 필자도, 필자의 지인도 늘 부모님이 학원 앞에서 기다리셨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부모님이 기다리지 않았던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입시를 위해 사교육을 한다는 사실이다. 사교육 없이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는 지경이란 말도 된다. 학원에서 나오는 학생들의 표정이 밝게 보이는 건 착각이다. 학원을 다녀서 밝은 표정인 것이 아니다. 학원이 끝나고 집에 가는 게 좋아서 밝은 것이다.

 

   강남 8학군에선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이 참 거세다. 심지어 공교육에 대한 큰 불만도 거침없이 표현하셨던 기억이 난다. 필자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다. 어느 날, 체육 시간에 학생들을 운동시켰다는 이유로 체육 선생님이 학부모들에게 혼났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처음엔 설마 했다. 그러나 다음 체육 시간에 운동은 선택이 되었다. 축구를 하고 싶은 학생은 축구를 하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반에 남아 공부를 해도 좋다는 체육 선생님의 말을 듣곤 그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축구를 하러 나갔다.

 

   치맛바람이 거센 건 당연히 학교에서 뿐만이 아니다. 좋은 학원, 좋은 강사에게 자식을 맡기기 위해 치열한 경쟁도 마다하지 않으신다. 이미 수험생 자녀를 둔 이상, 그 긴 레이스를 부모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저렇게 치열하게 경쟁해서 학원에 등록하였으니, 자식들에게 얼마나 많은 압박을 줬을까 싶기도 하다. 당연히 필자의 어머니도 저 줄에 서 있는 어머니들 중 한 분이셨다. 집에 돌아오신 어머니는 필자에게 열심히 다니라는 압박을 하셨고, 필자는 군말 없이 하교 후 곧장 학원으로 향했다.

 

   필자는 늘 생각했었다. 나의 부모님이 남행선 같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다. 필자는 사실 대학에 가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부모님이 바라는 대학, 과에 가고 싶지 않았다. 필자는 늘 부모님에게 말했었다. 예술이 하고 싶다고 말이다. 참고 참아 겨우 뱉었던 그 한 마디... '예술이 하고 싶어요...', 그날 필자는 죽도록 맞았다. 물론 남행선이란 인물이 자식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지 말아라,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라! 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식을 강제로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학원에 쑤셔 넣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왼쪽에 있는 어머니들과 남행선의 자식교육에 대한 신념이 너무도 다르다.

 

우울한 수험생들딸의 입시엔 관심이 없는 엄마
입시를 걱정하는 딸과 관심없는 엄마

   예나 지금이나 일타강사는 존재했다. 필자가 어렸을 땐 족집게 과외가 참 많았었다. 그리고 그 뒤에 생긴 것이 일타강사다. 단어에 변화만 있을 뿐 사실 똑같은 것이다. 족집게 과외를 하던 실력있는 사람들을 사업자가 한 곳에 묶어놓으면 그것이 입시학원이 되는 것이다. 요즘에도 족집게 과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일타강사가 더 유명할 거라 생각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설정상 대한민국 최고의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원 홍보 영상을 찍는 모습이 나온다. 드라마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저렇게 홍보를 하는 일타강사는 본 기억이 없다. 만약 실존한다면, 방송국에서 큰돈을 주고 모셔 갔을 것 같다.

 

   남해이란 학생이 이선재란 학생과 하교하면서 모의고사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아무래도 둘도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그리고 남해이 학생이 말하는 대사가 필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남해이 : 야, 우린 왜 이러고 사냐? 아니, 너랑 나 정도면 솔까 성실한 10대 아니냐? 우리가 방황을 하냐, 반항을 하냐? 밥 먹고 공부밖에 안 하는 것도 억울한데... 아니, 왜 이렇게까지 좌절감을 느껴야 되냐고...?

 

그렇다... 학생들은 늘 좌절감을 안고 산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공부에 끝은 없었고 열심히 공부한만큼 나오길 바라는 성적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얼마나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모두가 공부가 가장 쉽고 정직한 것이라 말하지만, 어두컴컴한 터널을 지나는 건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정말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공부했지만 성적은 나오지 않고 그것보다 더 열심히 해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등장해 저번보다 더 못한 성적을 받을 때도 있었다.

 

   남해이란 학생은 엄마 남행선의 무관심 속에서 홀로 성실히 공부하는 학생이다. 남해이는 자기 엄마도 입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자신의 성적이 더 향상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길 원하지만,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고 가게 일을 도우라고 말한다. 그런 엄마에게 서운함이 생기지 않으래야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남해이는 내색하지 않고 자기 할 공부도 열심히, 엄마의 가게 일도 열심히 돕는다. 이 세상에 존재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다. 그래도 필자는 남행선 같은 부모를 만나고 싶었다. 적어도 필자는 자식에게 공부를 강요할 생각이 없다. 물론 결혼할 못하겠지만...... 

 

새장같은 학원생명을 깎아먹으며 강의하는 일타강사
수험생과 일타강사의 인생
딱 한 문제 틀린 시험지자식을 강하게 압박하는 엄마
단 한 문제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엄마

   하교 후, 남해이는 남행선을 도와 가게 일을 돕느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하교 후 학원에 간다. 필자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떠오르는 장면이다. 또다시 필자에게 끔찍한 악몽 같은 시간들이었다. 드라마에 나오는 교실은 그나마 넓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학원도 많았다. 게다가 원장의 욕심이 하늘을 찌르는 학원은 무리하게 학생을 받아 교실 안에 산소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학생으로 꽉꽉 찼었다. 만약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가려고 하면 늪지대를 헤치며 나가듯이 험하게 나가야만 했다.

 

   필자는 공부를 썩 잘하진 못했다. 하나 틀린 시험지는 어쩌다가 한 두번 있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에게 죽도록 맞아야만 했다. 비싼 사교육을 받으면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니 화가 치밀어 오르셨던 것 같다. 이선재 부모님도 필자의 어머니와 매우 흡사하다. 실수로라도 틀리면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 정도로 폭력적이고 잔인한 언사를 하셨다. 이선재는 의사가 되고 싶지도 않았고 로스쿨을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하지만 이선재 어머니는 실수로 한 문제 틀린 자식에게 '의사가 실수로 잘못 치료했다고 말할래?'라며 강하게 압박한다. 선재는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밝힌다. 의사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 그러자 선재 어머니는 '그럼 뭐 할래?'라는 식으로 자식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인다.

 

   선재의 부모님도 자식 교육으로 인해 부부싸움이 잦다. 필자의 집안도 마찬가지였다. 어머니는 늘 자식 교육에 아버지가 더욱 신경 쓰라고 말하고, 아버지는 그런 날 외면하고 싶어하셨다. 필자만의 얘기는 아닐 것이다. 많은 수험생들의 집안은 자식 교육, 자식 걱정 등으로 부부 싸움이 많았을 가능성이 높고 늘 숨 막히는 학창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아닌 집이 있다면...... 정말 부럽다......

 

학원에 등록해달라 말하지 못하는 남해이아픈 남동생을 걱정하는 남행선
자신의 의사를 밝히기 어려운 집안 환경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의 홍보 전단지를 보는 해이
최치열 강의가 듣고 싶다고 말하지 못한 남해이

   남행선에겐 남재우라는 동생이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고, 심질환까지 앓고 있는 상태라 조금이라도 신경을 소홀히 하면 생명에 큰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 결국 남재우가 갑작스런 심질환 증상을 보여 응급실에 가야 할 상황에 처한다. 남해이는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의 강의 듣고 싶다고 말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상황이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다. 안 그래도 말하고 어려운데, 남재우까지 아픈 상태라 더더욱 말할 수가 없었다.

 

   남해이는 내색을 잘 하지 않는 성격을 가진 것 같았다. 반찬가게를 해서 번 돈으로 비싼 학원에 등록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가게 일과 남동생의 상태를 늘 살펴야 하는 엄마에게 관심을 바라기도 어렵다. 그러한 집안 환경에서 남해이가 바랄 수 있는 건 없다고 느낀 것이다. 서운함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 된 후 집으로 돌아온 남해이는 일타강사 최치열의 홍보 전단지를 결국 쓰레기통에 버려버린다. 전단지를 버리기 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많이 안타까워 보였다. 공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남해이란 인물은 실력이 있는 강사에게 배워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지만, 모든 상황이 그녀에게 협조적이지 않았다.

 

정보공유를 위해 모인 엄마들입시에 필요한 모든 걸 공유하는 엄마들
치맛바람이 거센 엄마들의 모임
수행평가를 신경쓰는 자신과 그렇지 않은 친구들놀림받는 남해이의 수행평가 결과물
친구들과 다른 자신의 수행평가 결과물

   필자의 어머니도 위 이미지의 어머니들처럼 많은 모임을 가지셨다. 그들이 모인 이유는 단 한 가진다. 자식 입시를 위해 최고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서로서로 좋은 정보를 공유하거나 자식 교육에 방해되는 것을 제거하기 위한 세력이라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치맛바람 부대라 할 수 있다. 필자가 부정적인 말로 표현한 이유는 부정적인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지극히 필자 개인의 생각일 뿐이다. 남해이에겐 저렇게 하는 부모님이 필요하겠지만, 필자는 아니었다.

 

   필자의 경험을 잠깐 말하자면, 어머니들이 모인 날은 꼭 필자에게 악몽 같은 시간의 시작이었다. 어머니들이 모이면 절대 정보만 공유하지 않았다. 서로 자식 자랑은 기본이었고 어느 집 부모가 자식을 가장 스파르타 식으로 공부시키는지 대결을 펼쳤다. 필자의 어머니는 자식 자랑에서 패하고 스파르타 식 교육에 대결에서도 패하셨다. 그날 필자의 어머니는 잔뜩 분노에 차서 집으로 돌아오신다. 그리고 필자를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하셨다. 누구 집 애는 공부를 어떻게 한다더라, 누구 집에는 몇 점 맞았다더라, 누구 집은 잠을 3시간만 자고 공부한다더라 등등의 말을 쏟아내셨고 필자는 어머니가 말한 다른 집 자녀들보다 더 극한으로 공부해야 했다. 지옥이었다......

 

   남해이는 친구듥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수행평가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수행평가는 입시와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에 보통 어머니들이 수행평가를 대신해주거나 전문가에게 돈을 주고 맡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남해이는 그럴 수가 없었다.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집안 환경으로 인해 다른 친구들은 입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수행평가 따윈 손도 대지 않고 공부를 하지만, 남해이는 공부할 시간을 쪼개서 수행평가 과제물을 만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당연히 돈 주고 전문가에게 맡긴 결과물 보다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고 학교 선생님은 그런 남해이의 수행평가를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린다. 얼마나 속상하겠는가...... 남해이도 분명 손목쿠션 따위는 세탁소에 맡겨버리고 입시 공부만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한 자신의 상황이 너무도 답답하고 서럽고 짜증이 나는데, 학교 선생님이란 사람이 그런 해이를 놀린다. 제발 드라마에서만 존재하는 선생님이길 바란다. 아, 필자 땐 아예 이딴 수행평가를 내주지 않았다. 냈다가는 치맛바람 부대가 학교를 쓸어버릴 테니 말이다.

 

밖에서 만난 모녀
서로 상처를 줘서 어색해진 모녀
일타강사 최치열의 강의을 끊어달라 말하는 해이전혀 예상하지 못한 해이의 속마음을 듣게 된 남행선
드디어 솔직한 대화를 나누게 되는 모녀

   남해이는 사람이다. 보살이 아니다. 게다가 고등학생이다. 어떻게 저 모든 상황을 감내할 수 있겠는가...... 참다참다 결국 폭발한 남해이는 남행선에게 서운함을 표출한다. 알고 보니, 남행선은 진짜 엄마가 아니었다. 그러나 남행선이 진짜 엄마가 아니라서 해이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남행선은 분명 남해이를 정말 사랑하고 걱정한다. 아니라면 서운함을 폭발하고 집밖으로 뛰쳐나간 남해이를 찾으러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남행선은 남해이의 엄마가 아닌 이모였다. 남해이는 자신의 말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다. 남행선은 쿨하게 사과를 받아준다. 하지만 너무도 궁금했다. 평상시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해이가 자신에게 비수를 꽂는 발언을 한 이유가 뭘까? 하고 말이다. 드디어 둘은 진솔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남해이는 그동안 말하지 못하고 숨겼던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의 강의가 듣고 싶다는 말을 한다. 남해이의 말에 깜짝 놀란 남행선의 표정을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을 들은 사람의 표정이다. 충격에 휩싸인 남행선은 재차 해이가 했던 말을 다시 한번 말해서 확인한다. 남행선은 학원을 보내지 않고도 공부를 잘하고 있고 평상시 학원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자신의 생각과 남해이가 남행선에게 학원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했던 과거의 발언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남해이는 집안 사정을 생각해 말하지 않았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순간이다.

 

살기 위해 먹는 최치열음식 맛이 좋은 최치열감동의 눈물이 흐르는 최치열
살기 위해 먹었지만 너무 맛있는 음식
허겁지겁 먹게 되는 반찬도시락 가게의 이름을 확인하는 최치열
자신을 구원해 준 반찬가게

   그 시각 스트레스성 섭식장애로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대한민국 최고의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은 실장이 사다 준 도시락을 살기 위해 억지로 꺼내 먹는다. 최치열이 먹은 도시락은 남행선이 운영하는 국가대표 반찬가게에서 만든 도시락이었다. 평소 주변 어머니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던 가게였고 평이 좋았어서 실장이 최치열에게 사다 주게 된 것이다. 최치열은 분명 이번에도 먹고 나면 토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먹어야 산다는 생각에 억지로라도 일단 먹어보자 하는 생각에 입안에 남행선이 만든 음식을 씹어 넘긴다.

 

   그런데 이상함을 느낀다. 그동안 섭식장애가 심해 먹기만 하면 토했었는데, 전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눈물을 흘리며 큰 감동을 받게 된다. 너무 맛있고 속도 편한듯 보였다. 먹는 속도는 점점 떠 빨라지기 시작했고 최치열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시락을 깔끔하게 먹어치운다. 그리고 봉지에 쓰여 있는 국가대표 반찬가게란 이름을 목숨을 구해준 구원자 보듯 쳐다본다.

 

   앞으로 남행선과 최치열 간에 음식으로 인한 관계성이 형성 될 거라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일타스캔들 영상보기

 

 

마무리하며

   끔찍했던 과거가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썩 유쾌하게만 볼 수 없었던 드라마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화가 기대되는 드라마였다. 우선, 전도연 배우님과 정경호 배우님의 연기가 너무도 자연스럽고 유쾌했다. 그리고 음식으로 인해 형성될 두 사람의 관계성 그리고 그 관계성에서 발생되는 사건들이 궁금하고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유쾌함만을 준 것도 아니었고 필자에게 불쾌감만 준 것도 아니었다. 이 드라마는 우리나라 교육의 씁쓸한 민낯을 보여줬고 그 안에서 고통받는 수험생들, 미래를 위해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입시생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당연히 필자도 겪었던 일이지만, 미래의 내 후배, 미래의 내 자식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나라 교육엔 많은 문제가 있다. 필자의 학창 시절 때를 생각해 보면, 대다수의 학생들이 피곤함에 찌들어 있었고 결국 잠을 이기지 못해 잠든 학생들이 태반이었다. 몇몇은 공부가 싫어서 잤고, 몇몇은 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느냐 잤고, 몇몇은 하교 후 학원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 하기 때문에 잤다. 그리고 또 몇몇은 끝까지 졸지 않고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은 자는 학생들을 깨우지 않으셨다. 자신들이 그들을 깨우는 건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라고 한다. 충격적이지 않은가? 학교 수업은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린 왜 학교에 다녀야 하는가? 학교는 입시만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가? 교육이란 무엇인가? 필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학원에 가지 않으면 대학에 갈 수 없는 이 상황이, 맞는 걸까? 필자는 분명히 큰 문제라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로 고칠가 아프다. 점점 더 사회는 고령화되어가고 학생 수를 채우지 못해 폐교하는 학교도 생겨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교육 문제도 많은 부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결혼 자체를 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문제일 수도 있지만, 결혼을 해도 딩크족으로 사는 가정의 증가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가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미 겪은 미래를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도 않고 사교육 비를 감당할 자신도 없기 때문이다. 설사 감당할 수 있다고 해도 자식의 행복을 바랄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는 이미 자식의 미래를 겪었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즉, 앞으로도 우리나라 교육이 변할 거라는 기대가 없다는 뜻도 된다.

댓글